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게임

백수에게 추천하는 몰입형 게임 다섯 가지 – 심심함을 끝장내는 몰입의 세계

by ▚ ▛ ▜ ▟ 2025. 4. 21.

백수 5년 차다.
자랑은 아니지만, 그렇다고 부끄럽지도 않다.
처음엔 '좀 쉬자'는 마음이었고, 그 다음엔 '뭐라도 해볼까' 하는 마음이었다.
하지만 어느새 습관처럼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.
집에서 밥 먹고, 유튜브 몇 개 보고, 뉴스 기사 몇 개 읽으면 오후가 되고, 또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다.
이런 날이 반복되다 보니 문득 ‘나 지금 뭐 하고 있지?’ 싶은 순간이 찾아왔다.

그래서 게임을 켰다.
그냥 심심함을 달래보자는 마음이었다.
그런데 그게 시작이었다.

그냥 시간 때우기가 아니라, 몰입할 수 있는 세계에 빠지는 것.
지루함을 잠시 멈추는 게 아니라, 내가 무언가 하고 있다는 감각을 되찾는 것.
그게 가능하다는 걸, 나는 몇 개의 게임을 통해 다시 느꼈다.

🎮 문명 6 – “한 턴만 더…”의 무한 루프

백수의 시간이 얼마나 넉넉한지 확인하고 싶다면 이 게임을 추천한다.
처음엔 문명 하나를 고르고, 도시를 짓고, 주변을 탐험한다.
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, 어느새 해가 뜨고 있었다.

전쟁, 외교, 문화, 과학, 종교… 내가 조선의 세종이 되어 우주로 인류를 보낼 수도 있고, 독일의 비스마르크가 되어 세계를 집어삼킬 수도 있다.

그 모든 결정이 내 손끝에서 이뤄진다.

내가 만든 역사가 쌓이고, “한 턴만 더…”라는 유혹이 매번 발목을 잡는다.

이 게임은 시간을 ‘낭비’하는 게 아니라, 내 시간을 어디에 쏟고 싶은지를 깨닫게 해준다.

🏕 림월드 – 우주에서 살아남은 그들, 그리고 나

이건 좀 이상한 게임이다.
말 그대로 ‘이상하게 중독된다’.
우주에서 추락한 세 명의 사람들.
나는 그들의 생존을 돕는다.
밭을 갈고, 집을 짓고, 발전기를 만들고, 전선까지 깔아준다.
그런데 이들이 또 꽤나 사람 같다. 우울증에 빠지고, 사랑에 빠지고, 질투하고, 사고도 친다.

이 게임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‘이 사람들 진짜 있는 거 아니야?’ 싶을 정도로 감정이입하게 된다.
그리고 나도 모르게, 하루를 이들의 일과에 맞춰 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.

🔫 레드 데드 리뎀션 2 – 슬픔과 여유가 공존하는 서부극

말 타고 달리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.
아무 생각 없이 산을 넘고, 강을 건너고, 낚시하고 사냥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.
하지만 단순한 오픈월드 게임이 아니다.
이 게임엔 서사와 감정이 있다.
플레이어는 어느새 아서 모건이라는 한 남자의 삶에 깊이 들어가게 된다.
자연과 총격, 인간 관계, 시대의 흐름, 그리고 그 안에서 갈등하고 성장하는 인간.

백수 생활이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, 이 게임은 ‘살아있는 이야기’로 다시 감각을 깨운다.

🧙‍♂️ 스카이림 – 나는 드래곤본이다

2011년에 나온 게임이지만, 지금도 여전히 플레이되고 있다.
이유는 간단하다. 모든 걸 할 수 있기 때문이다.

도적이 될 수도 있고, 마법사가 될 수도 있고, 드래곤을 잡고도 마을 사람에게 당당히 빵 훔칠 수 있다.
모드 몇 개 깔면, 현실보다 더 정교하고 자유로운 세상이 눈앞에 펼쳐진다.

현실에선 아무 일도 안 일어나지만, 스카이림에선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.
그게 묘하게 동기부여가 된다.

🧟 프로젝트 좀보이드 – 당신은 결국 죽게 됩니다

제목부터가 강렬하다.
이 게임은 좀비 아포칼립스 상황에서 혼자 살아남는 이야기다.

하지만 단순한 ‘좀비 때려잡기’ 게임이 아니다.
진짜 중요한 건 어떻게 생존하느냐다.
식량을 모으고, 집을 짓고, 전기와 물이 끊긴 뒤를 대비하고, 겨울이 오기 전 장작을 마련한다.

게임이지만, 놀랍게도 매일 아침 무언가를 ‘계획하고 준비하는’ 루틴이 생긴다.
현실에선 늘어져 있지만, 게임 속에선 꼼꼼한 생존 전략가가 되어 있는 나를 발견한다.

심심함, 그 끝엔 '몰입'이 있다

백수의 하루는 생각보다 길다.
그 시간 속에서 그냥 시간을 때우느냐, 아니면 무언가에 제대로 빠져보느냐는 꽤 큰 차이를 만든다.

이 글에 소개한 게임들은, 단순히 심심함을 없애주는 걸 넘어서
"내가 이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가"라는 감각을 되찾게 해줬다.

무언가 하고 싶지만,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.
이 게임들 하나쯤 꺼내 보라.
누가 아는가.

이 몰입의 끝에서 다시 무언가를 시작하게 될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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